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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지매(2003-06-20 14:07:55, Hit : 1916, Vote : 206
 용수의 중론송

연의 고찰
없어지지 않고 생겨나지 않으며
단절이 아니고 상주가 아니며
일의가 아니고 다의가 아니며
오지 않고 가지 않는
그릇된 생각이 사라져 길상한 연기를
설하신 정각자 부처님께
설법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분으로 나는 경례한다.

먼저 부처님에게 이와같이 귀의의 고백을 한다.
부처님이야 말로 연기의 이치를 설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연기의 이치를 바로 이해하기 위하여는 이미 가지고 있는 모든 그릇된 생각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그릇된 생각을 8불계라고 하고 이것을 타파한다.

1.없어지지 않고 생겨나지 않는다.
만일 무엇인가가 생겨난다면 그것은 <자기로 부터 생겨난다><남으로 부터 생겨난다><자기와 남으로부터 생겨난다><원인없이 생겨난다> 의
넷 중에서 하나일 것이다.

먼저 자기로 부터 자기가 생겨난다면 여기서 생겨난다는 무의미한 것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에는 그것이 다시 생겨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 만일 모든 존재가 남으로 부터 생겨난다면 그것은 일체로부터 일체가 생겨난다고 말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자기가 있기때문에 남도 있는 것이므로 자생도 없다면 타생도 없다고 말하게 된다.
또 다음에 공생이 인정된다면,그것은 자생도 인정되고 타생도 인정되는 잘 못을 저지르게 된다. 끝으로 무인생도 인정될 수 없다.
인이 없으면 과도 없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여기서 사불생계가 읊어진다.

자기로 부터가 아니다. 남으로부터가 아니다.공으로 부터가 아니다.
무인으로부터가 아니다. 모든 존재는 어떠한 것에서나 어디서나 생겨난 것으로는 있지 않다.

그러나 모든 존재가 생겨난 것으로는 있지 않다는 데 반대하여서는 주로
설일체유부(주:소승에 속한 학파의 하나)의 학자들에 의한 반대가 있다.
그들은 넓은 의미의 인연,인식의 대상인 소연,심리작용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등무간연,그리고 모든 존재는 다른 존재가 생겨나는 것을 돕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뜻의 증상연의 네개의 연을 내세우면서 생을 주장하고 있다.
이제 그들의 용어를 써가면서 그들의 생각이 그릇된 것임을 지적하기로 한다.

2.연에는 넷이 있다.인연과 소연과 등무간연 그리고 증상연이 그것이다.
제5의 연은 없다.

3.실로 모든 존재로 하여금 존재가 되게하는 고유한 성질은 이러한 연들 속에는 있지 않다. 고유한 성질도 없으므로 그밖의 성질들도 있지 않다.

쌀과 물등의 여러 인연이 화합하여 밥을 이룬다.인연이 화합함으로서 밥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지만 그러나 쌀과 물등의 인연속에 밥이라고 불리는 그 무엇의 자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성이 없으므로 자생하지 않는다. 쌀과 물등의 인연속에 밥이 있어서 그밥이 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자성이 없다는 것은 타성도 없다는 것이 된다. 타성도 그 타에 있어서는 역시 자성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타성이 없으므로 타생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자성과 타성이 없으면 共도 없다고 말하게 된다.
유인도 말이 안되는 데 하물며 무인이랴
이와 같이 자.타.공.무인의 넷을 아무리 따져보아도 生이라는 것은 얻어지지 않는다.
이와같이 인연으로부터 무엇인가가 생겨난다는 생각은 근거없는 것임이 밝혀졌다. 그러나 작용으로부터 무엇인가가 생겨난다는 생각은 아직남아 있다.
그러나 이런 작용설도 잘못이다.
쌀과 물등의 연속에 밥짓는 작용이 들어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이리하여,
작용은 연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작용은 연 없이도 있지 않다.
작용을 가지고 있지 않는 연이란 없다.
그렇다고 작용을 가지고 있나하면 그렇지도 않다.

쌀과 물등이 화합하여 밥이됨을 우리는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밥이 생겨나지 않았을 적에는 쌀과 물등을 연이라고 말 할 수 없다.
이를테면 非緣이다. 그런데 본래 연으로부터 결과는 생겨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연으로 부터 생겨나지 않는데 어찌 비연으로부터 생겨날 것인가,
이리하여,
이러한 것들로 말미암아<결과>가 생겨나면 이러한 것들이 연이 된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결과가 생겨나지 않았을 적에는 어찌 비연이 아닐 수 있으랴.

4. 결과가 있을 때에나 없을 때에나 연이란 있을 수 없다.
결과가 없을 때에는 무엇에 관한 연일 것인가?
결과가 이미 있을 때에는 연은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존재는 有일 때에도 생겨나지 않는다.이미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유일 때도 생겨나지 않는다.실제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비유일 때도 생겨나지 않는다. 하나의 존재가 그것자체로서 이와같이 다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같이 하나의 존재가 결과로서 생겨나는 일이 없기 때문에 결과를 생겨나게 하는 인연이란 있을 수 없다.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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